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여러 가지 정보 형태를 통합적이고 직관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와 디바이스의 발달, 다양한 방식의 커뮤니케이션 양식과 정보의 흐름을 가능하게 한 유뮤선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과 인프라의 확산은 로커티브미디어의 대중화를 이끌었다(이동후,2009). 로커티브미디어의 등장은 별개로 존재하였던 정보 기술과 미디어 콘텐츠,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간 상호 연결을 더욱 견고하게 하며 더욱 급속히 미디어 융합을 촉진시키고 있다. 이러한 환경적 변화와 함께 인간 내부에서는 커뮤니케이션 정보를 처리하는 사회적 능력과 현실을 지각하고 구성하는 방식에 변화를 격고있다(2009). 특히 로커티브미디어(locative media)는 일상에서 공간의 경험과 개념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되었다(Lemos,2008,2009).
로커티브미디어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과 같이 물리적 공간과 단절된 전자 공간 안의 사이버 세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로커티브미디어는 실제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사물, 공간, 사건 등의 객체에 태깅(tagging)하고 맵핑(mapping)하는 실제공간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가상세계와의 상호작용이다. 즉 로커티브미디어는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 환경을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로 재구성해가고 있는 것이다(Lemos,2008,2009). 증강현실의 본래 의미는 사용자가 보고 있는 실제 세계 영상에 가상 세계 영상을 혼합하여 제시하고, 사용자가 가상 객체를 조작하며 컴퓨터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을 말한다(서희전,2009).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기술적 측면에 중심을 둔 개념을 확장해 실제 세계에 가상 현실이 합성된, 그리고 서로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혼합된 현실을 지칭하는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하고자 한다.
로커티브미디어 환경에서 증강현실은 자신이 현재 있는 장소라는 환경적 특수성 속에서 사물, 사람, 장소 등 여러 객체들 사이의 현실과 가상세계의 교차적이고 공감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Sekai Camera의 증강현실 서비스를 통해 글 또는 사진과 같은 멀티미디어를 실제 자신이 속해있는 물리적 공간안에 올릴 수 있으며, 이것은 Sekai Camera 서비스를 사용하고 그 위치에 속해 있는 사용자들이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볼 수 있다. 따라서 현실의 장소와 가상의 무언가가 결합되어 재구성되는 새로운 공간에서의 미디어 리터러시와 스토리텔링에 관한 인문학적 연구의 필요성과 함께 로커티브 미이어 환경에서의 스토리텔링의 위치와 영향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새로운 미디어 양식과 환경에 대한 이해, 수용자 관점에서의 미디어 효과에 관한 연구는 앞으로 일어날 문화 콘텐츠의 생태 환경을 전망하고 정책의 패러다임의 방향을 모색하는 기초연구로써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비교적 최근에 대중화된 매체인만큼, 로커티브 미디어 환경과 속성, 새로운 미디어 양식이 수용자에게 주는 효과에 관한 국내 연구는 충분치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본 연구를 통해 로커티브 미디어 환경과 속성,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바탕으로 로커티브 미디어를 통한 스토리텔링이 몰입(flow)에 영향을 파악해 볼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로커티브 미디어 환경에서 (1)객체 현존감(Object-presence)의 요소는 사용자 몰입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 (2)새로운 스토리텔링은 사용자 몰입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 (3)미디어의 사용성은 사용자 몰입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다. 종합하면 로커티브미디어 환경에서 객체 현존감, 스토리텔링, 사용성, 몰입의 관계에 대한 탐구로 정리할 수 있겠다.
수용자가 경험에서 몰입은 미디어에 대한 이용과충족 과정에 영향을 주는 매개변인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노준석,손용, 2004). 또한 많은 연구자들은 몰입(flow)을 휴먼 컴퓨터 인터렉션(human-computer intercations)을 좀 더 일반적으로 설명하기위한 유용한 개념이라 강조하였다(Hoffmam, Novak, 1997). 기존의 연구들을 살펴보면 몰입은 칙센트미하이가 행위 자체에 완전히 몰두한 최적의 경험상태(state of optimal experience)로 개념화된 후, (1) 내적인 즐거움(Privette & Bundrick, 1987),( 2) 행위와 행위자의 완전한 관여(Mannell & Zuzanek & Larson, 1988), (3) 도전과 기술의 균형된 비율(
LeFevre, 1988), (4) 가치있는 관계를 유지하려는 지속적인 열망(Moorman, Zaltman, & Deshpande, 1992),(5) 통제, 주목, 호기심, 내적 흥미가 종합된 선형적인 변인(Trevion & Webster, 1992), (6) 완전히 그리고 전체적으로 몰두하는 대상이나 행위로서 어떤 사건에 깊이 몰두하는 사람들의 경험(Lutz & Guiry,1994), (7) 재미(장대련,1998), 심리적 최적감으로 즐거움, 원격실재감, 주의집중 상태(황용석,1998) 등으로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정의가 존재하듯, 몰입에 대한 연구가 20년 넘게 이루어져 왔지만 다차원적이고 복합적인 구성개념으로 인해 정확한 개념 측정이 어려워 수량적 모델화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체계적 포괄적인 이론 정립이 부족한 실정이다(노준석,손용, 2004). 하지만 호프만(Hoffman)과 노박(Novak)은 몰입의 정의 중 하나의 개념을 중심에 두는 것보다 몰입의 경험이 일어날 때 나타나는 다양한 개념을 통해 설명할 것을 제안한다(1997). 호프만과 노박의 연구에서 몰입을 온라인 환경에서 사용자들의 네비게이션 행태를 이해하기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선정하고 몰입을 몰입의 경험, 몰입 활동의 행동적 특성, 선행적 요인을 모두 포함하는 다차원적 개념으로 구성하였다. 호프만과 노박의 연구와 같은 온라인 환경에서 컴퓨터 매개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의 몰입에 관한 연구를 시작으로 로커티브미디어를 활용한 증강현실 환경과 몰입의 관계를 밝혀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호프만과 노박의 연구를 좀 더 살펴보면, (1)몰입의 핵심적인 경험(experience), (2)즐거움과 같은 몰입 경험과의 밀접한 상관적 요인(correlates), (3) 기술, 도전, 상호작용, 주의 집중, 각성, 원격현존감(telepresence)과 같은 몰입의 선행적 요인(Antecedents) (4) 긍정적 효과, 탐색 행위, 통제감과 같은 몰입의 결과적 요인(consequences)이라는 네가지 요인이 몰입의 경험을 이루는 구조라 설명한 뒤 각 요소간의 관계를 살펴봄으로 몰입에 관한 모델을 제시하였다((Hoffman & Novak,1997). 이와 더불어 Hoffman과 Novak은(1996,1997,1999)은 몰입의 구성요소를 각성(arousal), 도전(challenge), 통제감(control), 탐색행위(exploratory behavior), 주의집중(focused attention), 상호작용성(interactivity), 관여도(involvement), 최적자극수준(OSL, Optimal Stimulus Level), 재미(playfulness), 긍정적 감정(positive affect), 기술(skill), 원격실재감(telepresence), 시간왜곡(time distortion)과 같이 13개의 유효한 변인으로 분류하였다(서희전,2008).
[PNG image (11.39 KB)]
따라서 증강현실을 가능하게 하는 로커티브미디어 환경에서 호프만과 노박의 연구를 바탕으로 몰입의 경험을 제공하는 선행적 요인, 상관적 요인, 결과적 요인을 재정립하며, 특히 앞서 소개한 13개의 유효한 변인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 객체 현존감(Object-presence)과 스토리텔링(storytelling), 사용성(Usablity)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할 것이다.
[PNG image (25.08 KB)]
이어서 로커티브미디어 환경에서 현존감, 스토리텔링과 관련된 연구를 살펴보고 개념을 정립해 보려고 한다.
현존감(presence)은 교육, 게임과 같은 미디어 제작물 혹은 컴퓨터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디자인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개념이다(Lee,2004). 또한 현존감은 텔레비전, 영화, 책과 같은 전통적인 미디어뿐만 아니라 가상현실과 같은 진보된 휴먼 컴퓨터 인터페이스(Human-Commputer interface)에서도 중심적인 이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2004). 현존감을 원격 현존감(telepresence), 가상 현존감(virtual presence), 매개된 현존감(mediated presence)과 같이 다양한 용어로 표현되고 있지만 큰 맥락안에서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다(2004). Steuer(1992)는 현존감을 비매개된 물리적 환경보다 매개된 환경이 현실같이 느끼는 정도로, Witmer와 Singer(1998)는 물리적으로 속해있지 않은 상황에 어떤 장소 혹은 환경에 속해 있다는 주관적인 경험으로, Lombard 와 Ditton(1997)는 현존감을 배매개의 지각적 환영(the perceptual illusion of nonmediation)으로 Lee(2004)는 가상의 경험을 알아채지 못하는 심리적 상태로 정의했다(2004). 종합해보면 현존감은 심리적이고 인지적 과정 속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지금 속해 있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서 자신이 가상 환경 안에 있다고 느끼는 주관적인 인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증강현실 환경에 대한 현존감 연구가 시작되면서 객체 현존감(Object-presence)이라는 용어가 등장하였다(Witmer & Singer, 1998). 객체 현존감이란 가상 세계에 자신이 소속되어 존재한다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있는 실제 세계 환경 안에 가상 객체가 존재한다고 느끼는 주관적 경험을 의미한다(Stevens & Jerrams-Smith,2002). 로커티브 미디어 환경에서는 현실 세계와 단절되어 가상 환경으로 몰입하는 가상세계가 아닌, 지금에 있는 장소 안에 가상의 객체가 덧입혀지는 환경으로 내가 그곳에 있는 느낌을 의미하는 현존감보다 그것이 내가 있는 곳에 존재하는 느낌을 말하는 객체 현존감의 개념이 더 적절하다.
또한 현존감을 측정하기 위한 기존의 연구들을 살펴보면 현존감의 구성요소를 공간이전(Transportation), 감각적 몰입(Immersion), 실제감(Realism)의 요소(Lombard & Ditton, 1997)로, 혹은 물리적 공간(Physical space), 참여(Engagement), 자연성(Naturalness)의 요소(Lessiter at al.,2001)로, 또는 공간적 현존감(Spatial Presence), 가상세계에 대한 몰두(Involvement), 실제성(Realness)의 요소(Schubert at al., 2001)로 구분하였다(서희전,2008). 또한 Slater와 Wilbur는 화면의 생생함(vivid), 감각의 확장(extensive), 사용자의 행동과 가상 사이의 응답의 일치도(matching)의 요소는 자연스러운 화면을 제공하기 위한 요소라 말한다. 앞서 언급한 연구들을 종합해 볼 때, 지각적인 실제감, 자연스러움과 같이 증강현실에 이용되는 그래픽적 요소는 주변 환경의 조화, 실제의 유사성이 객체 현존감의 중요한 요소임을 짐작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현존감의 구성요소 중 공간이전이나 공간적 현존감 같이 공간과 관련된 개념은 로커티브미디어 환경에서는 변화할 것이라 예상한다. 현존감과 객체 현존감의 개념적 큰 차이가 바로 이 공간성에 대한 인식, 중심을 두고 있는 장소가 어디인가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로커티브미디어 환경에서 스토리텔링은 몰입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McDrury와 Alterio(2001)는 스토리텔링의 이유를 감정적 표출과 사건의 이해를 위한 집중이라 했으며 이것은 스토리텔링이 몰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중에 하나라 예측해볼 수 있다. 이전에 언급했듯이 로커티브미디어에서는 소설, 영화와 같은 전통적 스토리텔링과 달리 장소성, 시간성과 이동성이라는 요소의 중요성이 커지게 되었다. 또한 로커티브미디어는 사용자가 속해있는 장소를 상호작용적이고 참여적인 내러티브(narrative)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체험하게 하는 공간으로 재창조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게 됨에 따라 물리적 공간과 인간 사이의 소통을 위한 스토리텔링에 관한 연구가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김영순,정미강,2008; Stein, J., S. Ruston, et al.,2009). 텍스트의 관점에서 장소는 다양한 의미들이 공간텍스트이며 실천과 체험, 기억에 의존하여 의미를 생산한다는 특징을 가진다(김영순,정미강,2008). 이와 유사하게 Certeau(1984)는 공간을 통한 이동과 체험의 기억이 우리가 공간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사용하는 언어를 구성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로커티브미디어를 이용한 증강현실 환경에서의 문화산업을 이해하고 선도하기위해서 장소에 기반한 스토리텔링(place-based storytelling) 혹은 공간에 대한 고려가 가미된 스토리텔링이 새롭게 정의와 함께 이러한 스토리텔링이 수용자에게 주는 영향에 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만 하겠다.
연구계획
본 연구는 2년에 걸쳐 로커티브미디어와 몰입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것이다. 1년차 연구는 기존 이론들과 연구를 통해 증강현실을 가능하게 하는 로커티브미디어 환경에서 사용자 경험에 영향을 주는 구성요소 간의 관계를 예측해보는 작업, 구체적으로 스토리텔링, 객체 현존감, 사용성과 몰입의 관계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찾는 작업이다. 특히 호프만과 노박의 연구를 바탕으로 몰입의 경험을 제공하는 선행적 요인, 상관적 요인, 결과적 요인을 로커티브미디어 환경에 맞게 재정립하고 새로운 모델 수립하고, 아울러 모델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2년차 연구는 1년차 때 만들어진 모델을 공학 쪽에서 제작한 프로토타입을 이용하여 사용자에게 직접 사용하게 함에따라 실증적 분석과 검증하는 일을 진행한다. 특히 (1)증강현실에 이용되는 사물, 객체, 동물과 같은 오브젝트의 '실제성(얼마나 주위 환경과 비슷하게 보이는 가)' 혹은 '실사성'의 차이가 사용자 몰입의 경험에 차이를 가져오는지와 (2)역사적 사실만을 기술하는 선형적인 스토리텔링 기법과 로커티브미디어 환경에서 가능해진 증강현실을 이용한 시공간적인 스토리텔링이 사용자 몰입의 경험에 차이를 가져오는지 (3)스토리텔링의 상호작용정도가 사용자 몰입의 경험에 차이를 가져오는지 (4)로커티브미디어의 사용성이 사용자 몰입의 경험에 차이를 가져오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험 데이터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