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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 (hypotheses)

연구문제와는 약간 다르지만 비슷한 성격을 갖는 것으로 가설이 (hypothesis) 있다. 연구문제는 두 개념 간의 관계에 대한 질문으로 만들어지지만, 가설은 이 관계에 대한 답을 선언하는 형식으로 만들어 진다. 좀 복잡하게 말하면, 가설은 "이론이나 상식에 기반을 두고 추정한 변인 간의 관계를 일반화하여 선언하는 것"을 말한다.

만돌린을 내리쳐서 노파를 살해한 살인범을 잡기 위해서 퇴역배우이자 사설 탐정인 도르리 레인은 일련의 작업 가설을 세우고 이를 테스트하는 (검증) 작업을 한다. "노파의 괴팍한 성격에 젊은 날을 불행하게 보낸 첫째 딸이 범인이다.", "노파의 살해 이전에 시체로 발견되었던 남편이 사실은 범인이다 (남편의 시신은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 편으로 남편은 죽기 전에 자신의 부인을 살해하는 소설을 쓰고 있기도 했기 때문이다).", "노파의 재산을 노린 둘 째 딸의 범인이다." 도르리 레인은 이와 같은 작업가설을 세운 후에 각 인물의 살인 동기와 알리바이, 그리고 특이했던 살해방법을 (주변에 둔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재의 장식장에 있던 만돌린을 가지고 와서 범행을 저지른 점) 연관지어서 주변 사람들 중에 범인이 누구인가를 입증하려 시도한다. 레인은 일련의 실패를 거쳐서 결국 9살밖에 안되는 노파의 손자가 범인이라고 결론을 짓는다 (엘러리퀸, 2003).

이와 같이 가설은, 주위의 정황에 대한 이해와 (이론) 논리적인 사고를 (논리) 통하여 판단을 내리는 작업을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 가설은 종종 "educated 혹은 informed guess"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는 "경험과 지식을 이용한 추측"이라고 옮길 수 있는데, 이를 커뮤니케이션 연구와 관련 지어서 이야기 하자면, 이론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논리적인 사고를 하여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일반화하여 추측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거꾸로 말하면, 결국 가설은 연구자가 가지고 있는 이론의 타당성을 테스트하는 일종의 도구라고 하겠다. 즉, 가설을 검증함으로써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이 타당함을 검증하는 것이다.

이를 삼단논법과 같은 형식적인 면을 부각하여 표현하자면 (즉, if ~ then의 형식을 이용하여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다.

  • 1) 만약에 이론이 옳다면, (그 이론을 토대로 세운) 가설은 데이터에 (data) 의해서 입증될 (support) 것이다.
  • 2) 수집한 데이터가 가설을 입증하지 못하였다
  • 3) 따라서, 이론은 옳지 않을 수 있다.

이와 같이 가설은 연구자가 가진 이론이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건전한 것이가를 사실에 (facts) 비추어 보고 판단을 하는 도구로 사용된다. 가설이 건전하지 못한 이론을 솎아 내는데 유용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즉, 가설의 검증이 것이 곧 이론의 검증은 아니다. 예를 들면, 연구자가 해가 동쪽에서 뜬다는 가설을 세우고, 일정 기간동안 해가 어느 쪽에서 뜨는지를 기록한 후에, 이를 바탕으로 해는 동쪽에서 뜨는 것을 주장을 할 수는 있지만, 이것이 해가 동쪽에서 뜨는 것을 증명을 한것은 아니다. 이를 다시 삼단논번의 형식을 빌어서 살펴보자면 아래와 같다.

  • 1) 만약에 이론이 옳다면, (그 이론을 토대로 세운) 가설은 데이터에 (data) 의해서 입증될 (support) 것이다.
  • 2) 수집한 데이터가 가설을 입증하였다
  • 3) 따라서, 이론은 옳다. (-> 틀린 결론)

  • 1) 해는 동쪽에서 뜬다
  • 2) 일정기간 동안의 데이터를 살펴 본 결과, 해는 동쪽에게 떴다
  • 3) 따라서, 해는 동쪽에서 뜬다는 이론은 옳다. (-> 틀린 결론)

쉽게 말하면, 내일이라도 서쪽에서 해가 뜨면, 이론은 무너지게 된다. 이와 같이 가설은 이론을 무너지는가를 보기 위한 목적만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가설은 이론이 옳을 것이라는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축적할 따름이지 이론이 옳다는 것을 밝히지는 못한다. 따라서 가설을 검증한 한후, 이에 대한 평가를 할 때에 “나의 가설이 검증되어 이론이 옳음을 입증하였다”라는 표현은 옳지 않다. “나의 가설의 입증을 통해서 이론을 지지하였다” 혹은 “이론 검증에 성공하였다” 정도의 표현이 바른 표현이다.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가설이 이론 자체의 시비를 결정하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가설의 검증이 이론을 지지하는 것으로 판단이 되어도 이론 자체에 논리적인 문제가 있다면, 가설은 잘못된 이론을 지지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여자가 남자에 비해서 과학적인 사고력이 생물학적인 이유에서 (뇌의 발달 부분이 다름) 떨어진다는 생각은 대한 민국 중고등학생들의 수학성적을 비교하여 그 가설이 검증되더라도 남학생과 여학생의 우열이 생물학적으로 이미 결정된다는 생각이 옳음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옳을 수도 있음을 지지할 (support) 뿐이다. 따라서 조사 방법론에 앞선 이론에 대한 수업은 매우 중요하다.

가설의 요건

  • 가설은 반드시 두 가지 이상의 변인 (variables) 간의 관계에 대한 선언 혹은 예측이어야 한다.

  • 가설은 선언문의 형식을 가져야 한다. 연구문제와 같이 의문문의 형식을 가질 수는 없다. 또한 가설은 두개 이상의 변인 (variables) 간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어야 한다. 두 개 이상의 변인 간의 관계에서 말에서 관계는 보통 차이 (difference), 관련 (association) 으로 표현된다. 이 두 개념은 말 그대로를 받아들이면 된다. 차이는 말그대로 어느 한 변인이 내포하고 있는 특성 간의 다른 변인에 대한 차이를 의미한다. 아래의 가설을 살펴보자.

    가설1] 여성과 남성 간의 이타심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위의 가설에는 두 가지의 개념이 (변인이) 있다. 첫번째 변인은 성으로서 (gender) 남성과 (male) 여성으로 (female) 이루어져 있다. 두 번째 변인은 이타심이라는 개념이다. 위의 가설이 주장하는 것은 성이라는 변인이 이타심이라는 변인에 영향을 준다는 것과 성 변인의 특성인 남성과 여성의 이타심의 크기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가설 2] 신문기자의 경력과 뉴스생산의 다매체화에 대한 태도에는 부적인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다.

위의 가설 역시 두 가지의 변인을 포함한다. 첫번째 것은 신문기자의 경력이다. 두번째 것은 뉴스생산의 다매체화라는 변인이다. 이 둘간에 부적인 상관관계가 있다 함은 경력이 오래된 기자일 수록 뉴스생산품으로서 (글로 쓰는) 기사 외의 생산활동에 낮은 참여율을 보일 것이고, 경력이 짧은 기자일 수록 다양한 포맷의 뉴스상품의 제작에 협조적일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이는 두 변수가 서로 관련이 (association) 있다는 것을 선언하는 가설이다.

사실 위의 두 종류의 가설의 구분은 뚜렷하지 않다. 특히 아래의 가설은 위의 형태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가설 3] 경력이 오래된 신문기자와 짧은 경력의 기자 간에는 뉴스생산의 다매체화에 대한 태도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위의 가설은 첫번째 가설과 똑같은 형식을 띈다. 다만, 여기서는 경력이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의 2가지로 분류하여 뉴스생산의 다매체화에 대한 차이를 선언하는 형식을 갖는다. 두번째와 세번째 가설은 모두 같은 변인을 갖는다. 차이점은 가설2는 "경력"을 수치화하여 뉴스생산관행에 대한 태도와의 상관관계를 보려는 것이고, 가설3의 경우는 "경력"을 이분화하여 두 그룹 간의 뉴스생산관행에 대한 태도의 차이를 보려고 하는 것이다.

어떤 형태의 가설이 옳은것인가에 대한 답은 없다. 가설이 도출되기까지에는 연구자 나름대로의 논리가 (이론적인 논의와 개념과 개념 간의 연결) 있었을 것이고, 연구자는 이에 따라서 가설을 설정하고 이를 테스트하기 위한 방법을 고안하면 -- 이를 연구디자인이라고 한다 -- 되는 것이다.

--> Hypothesis test 좀 더 읽을 것. 특히 Introduction section.

  • 가설은 관련된 연구에서 (학술지의 연구논문) 밝혀진 사실들과 어우러져야 한다.
과학적 지식은 축적되는 것이다. 학술기관에서 발행하는 학술지가 생기는 이유는 관련 연구분야의 동향과 연구 결과를 공유하기 위한 것이다. 연구자는 최근까지의 관련된 연구분야의 경향과 방향, 그리고 결과에 대해서 숙지하여 두어야 한다. 특별한 이유없이 5년 전에 다른 연구자가 했던 연구를 다시 반복하는 것은 시간낭비이며 같은 연구자들도 알아 주지 않는다. 따라서, 연구자는 연구문제와 가설을 세우면서 관련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아야 한다.

  • 가설은 반드시 검증이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가설의 목적은 테스트에 (검증) 있다. 따라서, 가설은 진위를 판단할 수 있는 선언문이어야 한다. 물음표가 수반된 가설은 연구문제로 생각되기 쉽다.

  • 가설은 명확하고 문법적인 오류가 없는 문장이어야 한다.

가설 작성

가설 예1
  • <연구자의 관심 대상이 되는 변인 (I)>의 특성
    • 을 많이 <혹은 적게> 가진, 에 노출 <혹은 비노출> 된, 을 가진 <혹은 갖지 못한>
      • 사람은 <혹은 집단, 그룹>
  • <연구자의 관심 대상이 되는 변인>의 특성
    • 을 적게 <혹은 많이> 가진, 에 비노출 <노출> 된, 을 가지지 못한 <가진>
      • 사람에 비해
  • <연구자의 관심 대상이 되는 다른 변인 (D)>을 많이 <적게> 갖을 것이다.

위의 가설 형식에 따라서 하나의 가설을 세워 보면 아래와 같다.

  • 미디어 교육
    • 에 노출된
      • 초등학교 학생들은
  • 미디어 교육에
    • 노출되지 않은
      • 학생들 보다
  • 약한 게임중독성을 보일 것이다.

즉, 가설은 다음과 같이 선언될 수 있다.

가설 1> 미디어 교육에 노출된 초등학교 학생들은 미디어 교육에 노출되지 않은 학생들 보다 약한 게임중독성을 보일 것이다.

위의 가설은 우선, 두 가지의 변인을 사용하며 이 변인들이 서로 어떤 관계에 있는가를 선언한다: "미디어교육"이라는 변인과 "게임중독성"이라는 변인이 있으며, 미디어교육은 게임중독에 빠지는 것을 완화하는 작용을 할 것이라는 두 변인간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이 가설은 연구문제에서 보이는 것처럼 의문형을 갖지 않고, 사회현상을 예측하는 선언문의 형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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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2012-05-08 14:4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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