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문제, Research problem statement ¶
앞에서 언급하였다시피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 연구문제는 개념과 개념간의 관계에 대한 물음으로 표현된다. "부자는 대물림을 하는가"라는 다소 세속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 독자가 떠올리는 것은 아마도 부자들과 부자가 아닌 사람들을 두 집단으로 분류하여, 각 집단의 다음 세대의 경제적 형편을 (economic status) 살펴보면 되지 않을까라는 방법일 것이다. 위에서 "부자는 대물림하는가?" 라는 질문은 "경제적 지위의 상하"라는 개념과 "경제적 지위의 지속성"이라는 개념간에 어떤 종류의 관계가 있지 않을까하는 두 가지 개념간의 관계에 대한 의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서 수학적인 능력이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질문은 "성(gender)"이라는 요인 혹은 변인과 "수학능력"이라는 요인과 서로 관계가 있지 않을까라는 두 개념간의 관계 혹은 영향력을 묻는 의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같이 개념과 개념 간의 관계 혹은 영향력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연구문제의 제기라고 한다.
효과적인 연구문제 제기 ¶
- 연구문제는 명확하게 서술되어야 하며 대개는 의문형의 형태를 갖는다.
예1) 미디어 교육은 게임중독에 효과적일까? 예2) 일인형 웹 매체의 (블로그) 등장이 인쇄신문기자의 역할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예 3) 지능지수는 수능점수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예 4) 광고정보를 찾는 행위와 상품 관여도와의 관계는 어떨까?
- 연구문제에는 두개 이상의 개념을 (변인, variables) 포함하여야 한다. 단, 단순한 기술통계 (descriptive statistics)에 관한 연구는 예외로 한다.
연구자는 흔히 두 가지 이상의 개념 간의 혹은 변인 간의 관계 혹은 영향력을 규명하는 작업을 한다. 변인은 (variables) 말 그대로 변한다는 뜻을 (vary) 내포한다. 변인은 어떤 성질을 가진 아이디어나 (ideas) 개념 (concept), 혹은 그 이상을 뭉뚱그려서 표현하는 일종의 심볼을 (symbol) 의미하는데 여기서는 편의상 이를 개념이라고 (concept) 표현하기로 한다.
변하는 것을 내포한다는 것은 변인이 두 종류 이상의 속성을 (attributes)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데, 가령 성이라는 (gender) 변인은 남성과 (male) 여성이라는 (female) 두 가지의 속성으로 구성된 일종의 생각이다 (idea). 사회경제적 지위라는 (socio-economic status) 개념은 (변인) 다시 부자와 부자가 아닌 지위로 나눌 수 있는데, 이 때 "경제적 지위"는 변인이고 "부자"와 "부자가 아닌지위"는 이 변인을 이루는 속성이다. 속성은 꼭 가지 수 혹은 종류로 분류되는 것만은 아니다.
숫자화 되어서 분류되기도 한다. 가령 수, 우, 미, 양, 가라는 특성을 가지는 개념으로서 성적이라는 변인을 구성할 수 있지만, 0점에서 100점이라는 숫자를 이용하여 성적이라는 변인을 구성할 수도 있다. 즉, 다섯 종류의 분류를 (수우미양가) 이용하여 성적이라는 변인을 볼수도 있고, 0에서 100이라는 101가지의 분류를 통해서 성적 변인을 살필 수도 있는 것이다. 후자의 분류는 그 종류가 많아서 복잡하지만, 보다 정교한 특성을 -- 가령 빼고 더할 수 있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잇점이 있다. 변인에 관해서는 다른 채프터에서 좀 더 다루도록 하겠다.
대개의 연구문제는 이와 같이 두 가지 이상의 개념, 생각, 혹은 변인을 포함하고 이들 간의 상호 관계에 대해서 궁금증을 갖는 물음으로 표현된다. 미디어 교육이라는 개념은 게임 중독과 어떤 관계일까? 미디어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 혹은 연구자라면, 미디어 교육의 일부가 청소년의 게임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 실시되고 있다는 사회현상을 이해할 것이다. 미디어 교육 분야의 연구자는 이와 관련하여, 과연 미디어교육이 게임중독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일까? 라는 질문을 해 볼 수 있다.
또한 블로그와 같은 일인형 웹 매체의 등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 혹은 자신이 전문적으로 일을 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소식을 블로그 등을 이용하여 전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사회현상이 인쇄 신문 조직의 기자의 역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라는 물음을 할 수 있다. 여기서 크게보면 연구자는 "일인형 매체의 등장과 사용자의 사용"이라는 개념과 (혹은 생각) "인쇄신문 기자의 역할"이라는 개념 간의 관계가 어떤 것일까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능지수가 수능점수에 영향을 미칠것인가? 라는 질문 또한 두 가지 개념 간의 관계에 대한 질문이라고 하겠다. 즉, 지능지수의 높고 낮음이 수능점수와 어떤 상관관계를 가질까?라는 질문이다. 이 연구문제는 바로 이전의 "일인형 웹매체의 인쇄매체기자에 대한 영향"이라는 연구문제보다 훨씬 간단해 보이는데, 그 이유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지능지수"라는 개념과 "수능시험(성적)"이라는 개념이 큰 혼란 없이 뚜렷하게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와 비교하여 상품에 대한 관여도가 상품광고정보를 찾는 행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연구 문제는 얼른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관여도와 광고정보를 찾는 행위라는 생각이 (idea, 혹은 개념)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첫번째의 개념인 관여도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가 불분명하다. 연구자가 아닌 사람이 이 연구문제를 관여라는 단어의 일반적인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이보다는 좀 더 특정한 의미에서 사용될 수도 있을 듯 하다고 느낄 것이다. 두번째 개념은 이와 반대로 광범위하다. "광고정보를 찾는 행위"란 너무나 다양한 것을 포함하여, 이 문제를 읽은 일반인마다 제각기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연구문제를 제시할때에는 연구자 자신이 사용한 개념에 (흔히 단어 혹은 절로 표현되는) 대한 설명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설명을 "개념화 (conceptualization)"라고 하는데, 이는 다음에 좀더 자세히 논의하겠다.
- 연구문제 중에는 위의 예와는 다르게 한가지 개념에 관한 궁금증을 포함하는 것이 있다. 이를 흔히 기술통계에 의존한 연구문제라고 한다. 기술통계라고 (descriptive statistics) 하면, 사회 현상을 통계학적으로 살펴보고 이를 보고하는 것을 말한다. 아래의 예는 기술통계를 이용하여 해결될 수 있는 연구문제들이다.
예1) 우리나라 인구 중 어느 정도가 종이로 된 일간 신문을 읽을까? 예 2) 자동차를 생산 판매하는 회사에게 가장 인기있는 광고 매체는 어떤것일까? 예 3) 우리나라에서의 여성 CEO는 모두 몇 명이나 될까? 예 4)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는 얼마나 될까?
위 세가지 문제가 가진 공통점은 하나의 변인이 연구 관심사라는 것이다. "일간신문의 구독률," "가장 인기 있는 광고 매체," 그리고 "여성 CEO의 숫자" 등은 변인과 변인간의 관계를 살피는 의도보다는 현재의 사회현상을 파악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흔히 리서치 회사에서 많이 실행한다. 리서치 회사는 흔히 방송사, 신문사, 영리조직의 마케팅부서, 정치관련 집단 등의 수주에 의해서 조사를 하므로, 이와 같은 연구문제는 이와 같이 언급된 조직에서 많이 실시한다고 하겠다. 이를 기술적 연구조사라고 하는데 흔히 단발성이며 간단한 문제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 실시한다.
조사방법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 흔히 생각하기 쉬운 방향 중의 하나가 "조사방법"은 위와 같은 기술 (descriptive) 연구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경향인데, 사실 사회과학을 연구하는 연구자는 이보다 앞서 언급한 개념과 개념 간의 관계를 묻는 연구문제를 더 많이 생산해 낸다. 어느 종류의 연구문제가 더 정교하고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답할 수 없지만, 학술적인 논문을 쓰는 사람이라면 개념 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문제에 좀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 연구문제는 검증이 가능해야 한다. 아래와 같은 연구문제는 신학적 혹은 철학적인 연구문제라면 모르지만 사회과학적인 연구문제로는 적당하지 않다.
예 1) 신은 존재할까?
그 이유는 신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증명할 길이 없다는데 있다. 여기서 과학적이란, 실증적이고 (empirical) 논린적이어야 (logical) 함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한도 내에서 "신"이 존재함을 실증적으로 (직접 나타내어 믿도록 하는)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므로 부적절한 연구문제라고 하겠다.
- 연구문제는 가치 중립적이어야 한다.
- 연구 문제는 문법적인 오류가 없어서 그 뜻을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